절대 지각하지 않는 여자애
AKB48/잡담

  '요즘 젊은애들은..'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대부분 네거티브한 이미지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요즘 젊은 애들은 나약하다, 요즘 젊은 애들은 어리석다, 요즘 젊은애들은 패기가 없다, 요즘 젊은애들은 포기가 빠르다, 요즘 젊은애들은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젊은이들을 그런 시선으로 본 적이 없다. 그건 내 자신이 칠칠치 못한 사람이라서 대부분의 사람이 나보다 훌륭하게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을 배제하고서도 다부지고, 믿음직하고, 존경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젊은이 예찬은 아니지만 젊은 애들 중에도 그런 애들이 제대로 있다는 거다. 특히 내가 알고 있는 젊은애들 중엔, 맘 속 깊이 존경하게 되고, 감복하게 되는 인물이 몇 명있다. 그런 사람들을 알고 있으니 나는 젊은애들이란 존재를 일반화해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알고있는 젊은 애들 중, 절대로 지각하지 않는 여자애가 있다. 어떤 때라도 집합시간의 10분전에는 반드시 도착해있다. 게다가 어떤 때라도 몸가짐이 흐트러진 적이 없다. 집을 나오기 1시간 전에는 반드시 일어나 여러 준비를 제대로 끝 마치고 집을 나온다. 물론 여자아이니까 하는 것도 있지만, 남들 앞에선 야무지지 못한 얼굴은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곳에는 완고할 정도로 구애되고 있다. 한번 '왜 항상 그렇게 일찍 와?' 라고 물어봤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녀는 '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기분 나쁘잖아요' 라고 대답 할 뿐, 그 후엔 수줍은듯이 웃고 그 이상 말하려 하진 않았다.

  그녀는 모두의 존경을 받는 존재였다. 누구나 그녀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건 어른도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녀와 직접 알게되면, 그 극한까지 자신을 관리하는 금욕적인 자세나, 어떤 사람에게나 평등하게, 게다가 잘난척 하는 일 없이 대하는 겸허함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언제나 연습을 열심히 했다. 연습실에 오는 것은 언제나 제일 빨랐고, 또 돌아가는 것도 제일 늦었다. 모두가 돌아간 뒤 혼자 묵묵히 연습하기도 했다. 누구나 그녀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모두의 표본이 되진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너무 대단해서 '이건 흉내낼 수 없다' 라고 누구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두 그녀를 본받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만큼 대단했다.

  그렇다해서 그녀가 없는 편이 좋다고 할 순 없다. 그녀는 모두의 버팀목이었다. 모두 그녀를 의지하고 있었다. 만일의 경우, 그녀에게 도움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녀는 팀의 에이스였다. 혹은 릴레이의 앵커와 같은 것이었다. 아무리 힘들 때라도, 아무리 궁지에 처했을 때라도, 그녀가 있으면 괜찮아, 그녀가 있으면 안심. 만약의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녀가 있다, 라는 식으로 모두가 그녀를 따랐다.

  그녀의 훌륭한 면은 그러한 입장을 주저함 없이 맡았다는 거다. 보통 모두로부터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 그것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거나 압력으로 느끼거나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맡은 후에 당당했다. 모두로부터 그런 식으로 의지하게 되고 존경받아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원래 매우 독립심이 강한 아이었다. 그리고 자존심도 컸다. 아량이 넓은 애였다. 그래서 모두로부터 그런 식으로 의지하게 되어도 들뜨거나 이상한 책임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았다. 태연한 자세로, 그럼 의지하고 싶다면 의지하세요 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오면 그렇다면 받겠습니다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지만 그녀는 모두를 이끌어가지는 않았다. 곤란한 사람을 보면 도왔지만 자신이 나서서 타인에게 제안을 하거나 제제를 걸진 않았다. 게으름 피우는 아이에게 주의를 주거나, 의욕을 북돋아 주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을 그 정도의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매우 겸허하다. 그녀는 자존심과 겸허함이란 것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었다. 자신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엄격한데, 타인에 대해서는 어떤 인간이라도 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인간에게도 평등하게. 존경하는 기분을 잊지 않고 접했다.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나는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었으므로 처음 그녀를 알았을 때는 정말 놀랐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자존심과 겸허함이란 것을 양립할 수 있다는 것도, 그녀와 만나고 처음으로 알았다. 그녀는 아직 어린주제에 대단한 사람이 됐지만, 결코 성인군자라고 할만한 것은 아녔다. 일면엔 강한 고집도 있고, 또 강한 프라이드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절대 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친우로 부터의 부탁이어도 할 수 없을 때는 분명히 'no' 라고 거절했다. 그런 때 친구가 '이런 것도 못하면서 친구라고 할 수 없어' 라고 비난해도, 그녀는 단지 쓴 웃음을 띄우곤 '미안해' 라고 사과할 뿐이었다.

  또 그녀는 자신이 하려고 했던 것이 할 수 없으면 몹시 분해했다. 언젠가 그녀는 그 당시 맡고있던 일이 좀처럼 능숙히 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몇번을 다시해도 실패하고 그 다음에 다시 해도 좀처럼 그 수렁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함께 하고있던 다른 아이는 제대로 할 수 있었고, 벌써 끝낸 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몇번을 반복해도 끝낼 수 없었다. 그 상태로 오랜 시간이 경과했다. 그 때였다. 문득 그녀의 눈으로 부터 굵은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것은 이상한 우는 법이었다. 엉엉 소리를 내거나 몸을 떨거나 하지 않았다. 단지 눈물이 흘렀을 뿐이었다. 그 외에는 평소와 다를게 없었는데 눈에서 눈물만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려 하지도 않고 더욱 하던 일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때는 역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말리고 몇일 뒤 다시 하게 되었다. 그 때 그녀의 한심한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때의 분한듯이 자신을 자책하는 그녀의 표정이 지금도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다. 그녀는 그런 식으로 한결같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분명 협조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라도 공기를 읽고, 장소의 분위기를 리드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어느 쪽인가 하면 공기를 읽을 수 없고, 외곬이고 덜렁대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것을 뒤집고 남을만큼 강렬한 상냥함을 소유했다. 그 상냥함이 다른 것을 압도해서 어떤 사람이라도 그녀를 배척하지 않았다. 그녀의 상냥함에 닿았을 때, 사람은 자애라던가 모성애의 본질을 보게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도 그런 그녀의 상냥함을 보았을 때 눈 앞에 스파크가 튀고 현기증에 가까운 강렬한 충격을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 그녀의 친우에게 무슨 일이 있어 울고있던 때가 있다. 그 때 그녀가 취한 행동은 단지 그 친구의 곁에 앉아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는 것 뿐이었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 머리카락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친우가 울고있는 사이에 계속 상냥하게 쓰다듬어 줬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동안 그녀는 계속 그 울고있던 친우를 맘 속으로 부터 응시하고 있었다. 그 큰 눈을 평소보다 크게 뜨고 친우의 일거수 일투족, 어떤 움직임도 놓치지 않게 눈 한번 깜박이지 않을 듯한 진심으로, 단지 계속 단지 응시 했을 뿐이었다. 

 
혹은, 또 다른 때, 다른 친구가 자신의 기분을 직접 드러내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어디서 그런 기색을 받았는지, 어디선가 그 친구 옆에 앉은 그녀는, 거기서부터 그녀에 대해 묻지 않고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거기서 단지 자신에 관한 얘기만 계속 말했다. 그녀로서는 드문 일이었고, 자신이 녹초가 될 것 같았던 때의 이야기나, 꺾일 것 같았던 때의 이야기를 했다. 또 자신의 실패담도 이야기 했다. 그녀는 거기서 스스로 분했던 경험이나 채워지지 못했던 마음도 숨기지 않고 정직하게 토로했다. 그것을 들은 친구는 거기에 관해 뭔가 대답하진 않았다. 단지 묵묵히 들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끝난 후 표정의 변화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마음속 깊이 침전물처럼 모여있던 질척질척한 기분이 어느 정도는 씻긴 것 같았다.

  그녀는 강한 아이었다. 그런 식으로 사람을 돕거나 상냥하게 대하는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다른 사람으로 부터 어떻게 생각되어 질까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럴 때 단지 자신의 안에서 넘쳐 나오는 상냥함을 주저함 없이 베풀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사람에게 상냥하게 대할 뿐 아니라, 사람으로 부터 상냥하게 대해지는 것에 대해서도 주저함이 없었다. 그녀는 비록 어떤 상대이든 친절하게 대해지거나, 상냥한 말을 듣거나 하면 진심으로 기쁜 얼굴을 하고 '고마워'라 말하며 솔직히 기뻐했다. 그녀는 사람으로 부터 사랑받는 일에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어떤 인물로 부터든 그것이 애정이면 솔직히 받고 기뻐했다. 또 그럴 때 그녀는 정말로 말이 많았다. 그녀는 엄청난 수다쟁이로 친한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에 대해선 기뻐서 끝없이 계속 말했다.

  그녀는 결코 사교적인 타입은 아니었다. 사람을 끌어가는 리더쉽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모두를 정리하거나 무엇인가 의견을 꺼내는 일은 전무했다. 그녀는 오히려 고독한 인간이었다. 결코 사람이 싫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혼자서 행동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하고 싶지 않다 즉답했고, 그 반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설사 혼자서라도 임했다. 그녀는 혼자 있거나 고독하게 있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스스로 하겠다 결정한 것에 대해선 주위의 반응을 신경쓰지 않고 거기에 방황하지 않고 돌진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한번 다른 사람에 대해 무언가 말하는 장면을 나는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돌연 일어났다. 지금까지는 결코 누군가에게 의견을 말하거나 모두를 리드하는 일은 하지 않았는데, 그 때 만큼은 왠지 돌연 누군가에게 요구된 것도 아닌데 스스로 모두의 앞에 나아가, 거기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그녀가 그런 것을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없으니, 정말 놀라서 그 말에 귀를 기울였다. 또 그녀가 언제라도 진검으로 진지하게 강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도 진검으로, 또 진지하게 받아 들였던 것이다.

  이 사건은, 나에게서도 큰 충격이었다. 나는 설마 그녀가 그렇게 내뱉을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장면을 눈앞에 뒀을 때는 정말로 놀랐다. 또 그것과 동시에 형용하기 어려운 큰 감동을 받았다. 그 때 나를 덮친 것은 사람이 변화해 성장할 때에 발하는 아름다움, 그 여유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었다. 그 때의 그녀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지금까지 결코 사람에게 무언가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불언실행으로 말보다 행동으로 무엇인가 나타내려 해온 그녀가, 그러나 그 때 반드시 무언가를 느껴, 지금까지의 자신을 한순간에 게다가 주저하는 일 없이 벗어 던지고, 지금 이 순간 새로운 자신으로 탈피해 비상한 것이다. 나는 거기에 생명이라는 것의 무한히 가까운 가능성과 그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것을 본 나는 눈물이 흘러넘쳐 나오는 것을 억제할 수 없었다. 울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숨기는 것은 정말로 큰 일이었지만, 나중에 나중에 넘쳐나오는 눈물은 마르지도 않았다. 이 순간 나의 그녀에 대한 존경의 생각은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그녀는 나보다 한참 연하이고, 또 이성이기도 했지만 나는 그녀에게 이제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생각과, 존경한단 생각을 한층 강하게 먹었다.

  그런 인간이, 젊은이들 중에 있다. 그것만으로 나는 젊은애들이란 존재를 일반화해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다카하시 미나미

*오븐파는곳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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